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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le Responsibility Principle In Decision Making

date
Jan 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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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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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porate Culture
Decision Making
summary
의사 결정은 단 한 명의 책임자에 의해서만 수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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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7, 2024 01:58 PM
categories
Writing
Opinion
Language
Korean
Single Responsibility Principle은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의 핵심 원칙 중 하나로 객체는 단 하나의 책임만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나는 이를 의사 결정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사용하고자 한다.
의사 결정은 단 한 명의 책임자에 의해서만 수행되어야 한다.
수평적 의사 결정? 만장일치? ‘수평’이라는 것이 기성 기업과 신생 기업의 핵심 차별점으로서 마치 더 우월한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의사 결정의 영역만큼은 다수가 아닌 한 명에 의해 수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잠깐, 혹시 오해할까 봐 문득 걱정이 든다. 절대 의사 결정을 한 명이 독단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의사 결정을 수행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열려있어야 한다. 유의미한 의견이라면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 버튼을 누르는 사람은 반드시 한 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상위 단일 주체, CEO만 의사 결정을 수행해야 한다는 뜻 또한 아니다. 의사 결정들은 영향력, 중요도 등에 따라 충분히 CEO부터 말단 직원들 모두에게 분배될 수 있고 이들 스스로가 본인의 책임에 의거하여 의사 결정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단일 책임 원칙을 주장하며 수평적 의사 결정에 반대하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수평적 의사 결정은 책임을 희석한다.
수평적 의사 결정은 일본의 사형제도와 같다. 일본에서 교수형을 집행할 때, 형을 집행하는 교도관은 여러 명으로 구성된다. 그들의 앞에는 죄수 밑의 발판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버튼이 있고 이들은 신호에 맞춰 동시에 본인 앞의 버튼을 누른다.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의 부담감을 완화하기 위해 이러한 방식이 고안되었다.
수평적 의사 결정으로 돌아가 볼까?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들이 여러 명 있다. 그들 앞에는 의사 결정 버튼이 있고 이들은 동시에 본인 앞의 버튼을 누른다. 아아, 혼자 결정을 했다면 부담스러웠겠지만 ‘저 사람도’, ‘저 사람이’, ‘저 사람 또한’ 동의했으니 괜찮은 결정이겠지.
책임이 희석된 의사 결정은 재앙을 낳는다. 의사 결정은 버튼을 누르는 것에서 끝이 아니다. 해당 의사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Action을 실행하고, 의사 결정의 결과를 평가하고, 의사 결정 과정을 복기해야 한다. 만약 책임이 희석되어 있다면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1. 의사 결정을 해놓고 정작 실행하지 않는다.
  1. 어떤 의사 결정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1. 의사 결정의 내용을 결정한 사람들이 서로 다르게 기억한다.
  1. 의사 결정 과정이 기억나지 않아 복기할 수가 없다.
  1. 의사 결정의 결과를 아무도 평가하지 않는다.
이러한 희석은 회사의 생산성을 극도로 떨어뜨리고 혼란을 야기한다. 따라서 나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단일 책임 원칙을 제안한다. 애초에 책임을 나누어 가지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다음은 단일 책임 원칙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1. 책임을 명확히 나눠라. 당신이 의사 결정할 것, 당신의 동료가 의사 결정할 것, 당신의 부하 직원이 의사 결정할 것, 당신의 상사가 의사 결정할 것을 명확히 구분하라.
  1. 당신이 의사 결정의 책임자라면 그 책임을 짊어져라.
    1. 의사 결정을 실행하고, 결과를 평가하고, 과정을 복기하라.
      1. 꼭 직접 하라는 뜻은 아니다. 애초에 회사에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흔치 않다. 단, 반드시 운전대는 당신이 잡고 있어야 한다. 동료, 부하 직원, 상사와 함께 실행하더라도 이를 주도하는 주체는 당신이어야 한다.
    2. ‘팀장님이 동의했으니까’, ‘시니어 개발자님이 동의했으니까’ 같은 헛소리는 집어치워라. 이 결정의 책임자는 당신이다. 저런 말을 할 거였으면 애초에 시작하기 전에 그들에게 본인의 책임을 위임했어야 한다.
    3. 만약 당신의 역량이 당신의 책임 범위를 벗어나는 것 같다면, 책임을 위임하라. 책임질 수 없는 의사결정을 수행한다면 그저 테러리스트일 뿐이다. 당신이 이러한 위임으로 인해 해고된다면 오히려 좋다. 당신이 책임 질 수 없는 일이 주어지는 일자리는 애초에 당신에게 맞지 않는 일자리이다.
  1. 당신이 의사 결정의 책임자가 아니라면, 책임자를 믿고 따르라.
    1. 당신은 동료로서 본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권리가 있다. 만약 당신이 의사 결정 내용에 대해 반대하거나 의문이 든다면 이를 명확히 알려라.
    2. 만약 당신이 책임자의 의사 결정에 반대하더라도, 본인이 의사 결정을 책임질 수 없다면 책임자를 믿고 따르라.
    3. 만약 당신이 타인의 의사 결정에 대해 의사 결정의 책임자를 신뢰할 수 없다면 책임을 위임할 것을 제안하라.

다음은 단일 책임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 회사의 최소 사양이다.
  1. 회사에 책임감을 가지는 직원
  1. 목표에 대한 합의, 합의에 대한 신뢰
  1. 적극적인 상호 간 커뮤니케이션